내년 1월 1일부터 우유를 제외한 식품에 대해 기존의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을 표기하는 ‘소비기한 표시제’가 시행될 예정이다.
유통기한과 소비기한
유통기한은 상품 제조일로부터 소비자들에게 유통 및 판매가 허용되는 기간을 말하며, 소비기한은 소비자가 실제로 식품을 섭취해도 건강이나 안전에 이상이 없을 것으로 인정되는 기간을 말한다.
소비기한 표시제, 식품 폐기물 감소 효과 기대
소비기한 표시제가 적용되면 소비자가 일반적으로 섭취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소비기한이 대폭 늘어나는 셈이다. 기존의 유통기한은 소비자들이 식품을 구매 후 보관하는 기간까지 고려한 소비기한의 60~70% 수준으로 정해져 있으나, 소비기한은 식품을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는 기간의 80~90% 수준으로 유통기한보다 상대적으로 긴 날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소비기한 표시제 실시로 인해 식품 폐기 등에 따른 비용이 연간 1조 원 가량 줄고 탄소배출 절감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는 소비기한 설정값은 어떻게?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표시제 시행을 한 달 앞두고 업체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23개 식품 유형 80개 품목의 소비기한 참고 값을 수록한 ‘식품 유형별 소비기한 설정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나머지 품목은 올해 말까지 소비기한 설정 실험을 완료하여 결과를 공개했다.
영업자는 별도의 소비기한 실험 없이 자신이 제조·판매하는 제품의 특성, 포장 재질, 유통환경 등을 고려해 소비기한 안내서 상의 가장 유사한 품목을 확인하고 해당 품목의 소비기한 참고 값 이하로 자사 제품의 소비기한 값을 설정할 수 있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소비기한 표시제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식품 유형별 제품의 특성, 유통·소비 실정에 맞는 안전계수 산정 방법, 소비기한 참고 값을 지속적으로 확대·제공해 영업자 스스로 안전한 소비기한을 설정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소비기한의 안전성과 실효성 우려
제품의 보관 기간이 길어지면 음식이 변질돼 식품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판매 기간이 길어질 것을 악용하는 악덕 제조·유통업자가 나오거나 냉장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안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은 식품 제조기업이 지기 때문에 부담이 큰 상황이다.
또한, 유통기한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소비기한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먹어도 괜찮다는 생각을 할 수가 있어, 안전하지 않은 오래된 식품을 먹게 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는 의견이 있다.
이에 대해 식약처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제시와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 캠페인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안정적 제도 도입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끝)